점검은 운영자의 시선이 아니라 방문자의 손가락에서 시작합니다
사이트를 오래 운영한 사람은 메뉴의 위치와 페이지의 이름을 이미 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보 구조를 점검할 때 운영자의 눈으로 보면 어색한 부분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쉬운 해결은 처음 찾아온 사람이 되어 보는 것입니다. 검색창에 서비스와 관련된 질문을 직접 입력하고, 결과에서 우리 사이트가 나오면 눌러서 들어가 봅니다.
그다음에는 눈에 들어오는 순서대로 화면을 읽고, 손이 가는 곳을 눌러 가며 원하던 답에 도착하기까지 몇 번을 눌렀는지, 중간에 멈칫한 곳이 어디인지를 메모합니다. 이 간단한 기록만으로도 문서로 정리한 사이트 구조도에서는 보이지 않던 막다른 길이 드러납니다.
첫 장면에서 확인할 세 가지
처음 도착한 화면에서는 세 가지를 묻습니다. 이곳이 무엇을 제공하는 곳인지 곧바로 알 수 있는지, 내가 찾던 질문과 관련된 문장이 보이는지, 다음에 눌러야 할 곳이 짐작되는지입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답이 흐릿하다면 첫 화면의 제목과 첫 문단을 다시 쓸 이유가 있습니다.
제목이 사이트가 하는 일을 설명하지 않고 광범위한 말만 담고 있거나, 본문이 여러 업종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섞고 있으면 방문자는 자신이 제대로 찾아왔는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업종과 서비스를 구분해 대표 페이지를 정하고 세부 페이지를 그 아래에 연결하면 이런 혼란이 줄어듭니다.
두 번째 클릭에서 약속이 지켜지는지 봅니다
검색 결과의 제목은 하나의 약속입니다. 두 번째 클릭에서 도착한 페이지가 그 약속을 지키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목에서는 절차를 설명한다고 했는데 본문은 서비스 홍보 문구로 채워져 있다면 방문자는 속았다고 느낍니다. 반대로 제목이 소박해도 필요한 답이 곧바로 나온다면 만족도는 높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비슷한 제목의 페이지가 여러 개 있지 않은지도 함께 살핍니다. 철자만 다른 검색어에 맞춰 만든 페이지들이 본문은 거의 같다면, 방문자는 어느 것이 맞는 글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페이지를 나누는 기준은 단어가 아니라 서로 다른 답이라는 원칙을 점검표에 적어 두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지역 안내 페이지는 지명 밖의 내용을 갖춰야 합니다
여러 지역의 방문자를 겨냥한 페이지는 지명을 바꾸어 복제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방문자가 얻는 것은 이름이 아니라 정보입니다. 해당 지역에서 이용하는 방법이 다른지, 안내할 수 있는 조건이 따로 있는지, 주소와 접근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가 있어야 별도 페이지의 이유가 생깁니다.
그런 차이가 없는데도 지역 이름만 늘어놓은 페이지라면 하나의 서비스 범위 안내로 합치는 것이 정직합니다. 서비스가 실제로 가능한지 확인하지 못한 곳을 이름만으로 소개하는 일은 방문자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듭니다.
휴대전화에서 한 번 더 확인합니다
대부분의 방문은 휴대전화에서 이루어집니다. 컴퓨터에서 괜찮았던 메뉴가 작은 화면에서는 열리지 않거나, 버튼이 겹치거나, 표가 화면 밖으로 넘어가는 일이 흔합니다. 같은 클릭 경로를 휴대전화로 다시 따라가며 막히는 곳을 기록합니다.
오래된 연락처나 지나간 안내가 남아 있지 않은지도 이때 함께 찾습니다. 링크가 엉뚱한 곳으로 이동하는지, 정보 글에서 서비스 설명으로 이어지는 길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눌러 보면 곧바로 알 수 있습니다.
기록을 남기고 같은 방식으로 반복합니다
점검 결과는 날짜와 함께 간단한 표로 남깁니다. 어느 질문으로 들어가 어디에서 막혔는지, 무엇을 고쳤는지를 적어 두면 몇 달 뒤 같은 경로를 다시 따라갈 때 비교할 기준이 생깁니다. 숫자로 나타나는 변화는 일정 기간 같은 기준으로 지켜봐야 의미가 있으므로 한두 번의 결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점검 주기는 사이트가 바뀌는 속도에 맞춥니다. 서비스 구성이 자주 바뀌는 사이트라면 분기마다, 비교적 안정적인 사이트라면 반기마다 한 번씩 같은 질문으로 다시 따라가 봅니다. 새 메뉴를 추가했거나 페이지를 합친 직후에는 일정과 상관없이 즉시 한 번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조를 바꾼 뒤에 생기는 막다른 길은 운영자가 가장 늦게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검표는 순위를 올리는 방법이 아니라 방문자가 답에 닿는 길을 평평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사이트의 규모와 서비스에 따라 항목은 달라질 수 있으니 현재 운영 중인 페이지의 상황에 맞게 조정해서 쓰시기 바랍니다.